洄, 지키고 싶은 것들
1921. 04. 01. 깨우는 첫소리 전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전시기간 : 2021. 4.1.(목)~4.24.(토)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전시장소 : 예화랑 (서울시 강남구 가로수길 73)
전시문의 : (02)542-5543
홈페이지 : www.galleryyeh.com


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 성재수간(聲在樹間), 종이에 수묵담채, 24x36cm



전시 설명 글

2021년 4월 1일은 우리나라 민족 서화가들의 최초의 근대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전시가 중앙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희 예화랑은 일제강점기란 어려운 시대 속에서 글씨와 회화를 공부하고 이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했던 이들의 열정을 기억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1918년 창립된 서화협회 발기인들이신 심전 안중식, 소림 조석진, 청운 강진희, 위창 오세창, 해강 김규진, 우향 정대유, 소호 김응원, 관재 이도영 등의 작품들과 서화협회에서 그림을 배운 이당 김은호, 소정 변관식, 정재 최우석, 수재 이한복 등의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1921년 서화협회전에서는 조선시대 작가들의 작품들과 당대의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여, 화단의 스승에 대한 예우와 명화를 통하여 후세에 좋은 작가가 나오기를 바랐습니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 저희 예화랑도 이러한 선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그들의 작품을 전시 하고, 현재 활동 하고 계신 이상현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1921년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전시를 열었던 서화협회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근대를 향한 서화계의 첫 걸음, 서화협회와 서화협전
김소연(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최초의 근대적 미술 단체 서화협회는 동서 미술의 연구, 향학 후진의 교육을 목표 삼아 1918년 발족했다.
안중식, 조석진, 강진희, 정대유, 김응원, 현채, 오세창, 김규진, 강필주, 김돈희, 정학수, 이도영, 고희동의 열 세명 서화가들이 협회를 발기하고, 휘호회를 통해 협회의 결성을 알렸으나, 정식 전람회가 개최된 것은 1921년 4월 1일에 이르러서였다. 3·1운동의 여파와 협회장 안중식, 조석진의 연달은 타계로 협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화협전은 공공을 대상으로 개최된 근대적 전시회로써 조선총독부 주최의 관전(官展) 조선미전보다 1년이나 앞선 참신한 시도였다.
중앙고등보통학교에서 열린 제 1회전에는 총 1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안평대군, 정선, 김정희의 작품을 특별전시하여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취지를 드러냈으며, 서화협회 회원 및 심사를 거친 비회원의 입선작을 전시했다.
동양화 출품작이 60여점에 달하여 전시작품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삼일 동안 무려 2,300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서화협전이 근대 미술가들의 주요 활동무대로 기능한 가운데, 특별히 1923년의 제 3회전은 이상범의 <해진 뒤>, 변관식의 <어느 골목>과 같은 동연사(同硏社)의 첫 결과물이 발표된 뜻깊은 전시로 기억될 만하다. 훗날 한국화단을 견인하게 될 당대의 신진화가들이 전통화의 개량을 꿈꾸었던 패기 넘치는 시도가 바로 이 전시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서화협회는 매 해 전시를 꾸준히 이어갔지만, 1936년 15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맺게 된다. 조선미전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였으나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도록이 발간되지 않아 출품작의 면면을 상세히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 오랜 시간을 거쳐 미술인들의 결속체였던 서화협회 서화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확히 백 년 전 그 시간으로 돌아가 서화협전의 의의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도판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작품들이 공개되는 반가움도 더해진다. 1921년의 첫 전시회에 대해 언론은 만자천홍(萬紫千紅), 즉 온갖 빛깔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광경이라는 감상을 전한 바 있다. 오늘의 이 전시도 빛나고 아름다운 서화계의 교유와 역동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1. 심전 안중식(心田 安中植) (1861년 - 1919년) 작 - 대나무, 랑간임풍 (琅玕臨風) 대나무에 바람이 스친다. (1910년대 작품으로 추정)
2. 청운 강진희(菁雲 姜璡熙) (1851년 - 1919년) 작 - 매화도( 梅花圖) 소영암향(疎影暗香) 희미한 그림자에 어디서 나는지 알수없는 그윽한 향기 (1900 년대 작품으로 추정)
3. 위창 오세창 (葦滄 吳世昌 ) ( 1864년 - 1953년 ) 작 - 가사홀래 시능하주 호정일왕 검가증인 - 아름다운 생각이 홀연히 이르러 시에 능하니 술을 내리고 호방한 뜻이 한번 감에 칼을 가히 남에게 준다. (1949년 추석에 쓴 서예작품)



4. 소봉 (小蓬 羅壽淵), 소호 (小湖 金應元), 해강(海岡 金圭鎭) 3인 합작 8 곡 병풍작품
   소봉 (1861년- 1926년), 소호 (1855- 1921년 ), 해강 ( 1868년- 1933년 ) 3인은 1910년대 후반 서화협회의 스승으로 당시에 서화협회의 제자였던 김규당 ( 金圭堂 ) 에게 이 작품을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