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강남심포니 제116회 정기연주회 〈봄의 제전〉 후기 말미에 지휘자님을 '날씨 요정'이라 칭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파크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But!
데이비드 이 지휘자님은 날씨 요정은 아니셨네요...
날씨와 맞대결해서 이긴 뜨거운 '인간 열풍'이셨던 것 같아요.🤭

토요일 밤의 열기는 요정의 마법치고는 지나치게 뜨거웠습니다.🥵

사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본공연 전, 한낮의 살인적인 땡볕 속에서 진행된 리허설부터 슬쩍 지켜보았습니다. (뮤지컬 대스타 두 분의 리허설을 직관하는 것도 너무 특별한 경험이니까요. 🤭)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폭염 속에서 단원분들과 현장 스태프분들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마음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야외 특성상 악기 관리도 까다롭고 손에 땀이 차서 연주하기가 엄청 더 힘들었을 텐데, 지휘자님의 유쾌한 격려 속에서 묵묵히, 그리고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가는 단원분들의 모습에서 이미 '진정한 프로'의 품격이 느껴졌습니다.

이윽고 시작된 본공연은 그야말로 '강남심포니와 폭염의 한판승부' 같았습니다.
밤인데도 30도가 넘는 가마솥더위 속에서, 온몸이 땀으로 샤워를 하듯 젖어가면서도 단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활을 켜고 관악기를 부는 단원분들의 사투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화려하고 숨 가쁜 〈스페인 기상곡〉과 리드미컬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모음곡〉을 연주하실 땐 '이 무더위에 이 난곡들을 이렇게 완벽하게 찢어놓는구나' 싶어 계속 감탄만 나오더라고요.

뮤지컬 넘버들을 강심의 연주로 듣노라니, 마치 뮤지컬 공연을 오랫동안 함께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의 웅장한 피날레는 그야말로 폭염을 완벽하게 KO시킨 강심의 승전가였습니다. 👏👏👏

그리고 데이비드 이 지휘자님의 활약도 대단하셨습니다!
내빈 소개를 무슨 전문 사회자보다 더 유려하게 진행하셔서 '혹시 부전공이 사회학이 아니실까?' 생각도 해봤고, 😅
재치있는 앵콜 유도와 〈라데츠키 행진곡〉에서 관객들의 박수 크기를 밀당하듯 피아니시모 pp 에서 포르테시모 ff 로 조절하시는 센스로 객석을 쥐락펴락하셨습니다. 👍👍👍

지휘자님의 유쾌한 리드, 그 뒤에서 묵묵히 최고의 소리로 화답한 단원분들, 그리고 무대 뒤에서 땀 흘려주신 직원분들의 완벽한 삼박자 덕분에, 무대 위는 뜨거운 전쟁터였을지언정 객석의 관객들은 가슴이 뻥 뚫리는 최고의 청량감을 선물 받았습니다.

강남심포니 덕분에 올여름 가장 강렬하고 낭만적인 밤을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이 귀한 단원분들과 지휘자님, 그리고 고생하시는 직원분들까지 모두 온전히 쾌적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다음 파크콘서트는 부디 조금만 더 선선하고 바람 좋은 계절에 기획해 주시기를 수줍게 요청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파크콘서트는 직원분들의 디테일한 기획과 배려가 정말 돋보였습니다.
SNS로 헷갈리지 않게 길 안내부터 친절하게 해주신 것부터 시작해서, (알려주신대로 잘 따라갔습니다.😁)
현장에서 나눠주신 예쁜 부채와 세심한 돗자리 대여 서비스까지!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쾌적하고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땡볕 아래서 발로 뛰어주신 직원분들의 수고 덕분에 시작부터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참! 저는 중간 뒷쪽이었는데 음향도 아주 좋았습니다.👍

지옥 같은 더위 속에서 천국 같은 음악과 추억을 들려주신 모든 분들,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맛있는 거 드시며 꼭 리프레시하시길 바랍니다.

조만간 제117회 정기공연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