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장께 바란다에 올린 글입니다.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이곳에 다시 올리오니, 세움복지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반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

저는 강남구 자곡동에 사는 000아이의 아빠입니다.

제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지적장애 3급의 경계선급 아이입니다.

제가 그동안 아이를 돌보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 및 교육을 하기 위해 관련 기관을 다방면으로 찾아보았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여 구청장님께 경계선급 장애를 가진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장애는 각 개인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누어집니다.

그런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치료 및 교육 지원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천편일률 적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 많은 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의 특성에 맞는 특성화된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형태의 장애가 존재하기 때문에 저는 제 아이를 기준으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 아이는 스스로 신병처리는 물론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고 논리적이지는 않으나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정도는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수준의 장애를 가진 경계선급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 및 치료기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 아이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사회성 부족이고,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제 아이 수준의 경계선급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치료나 교육을 받을 만한 곳이 강남구에는 없는 것 같고, 서울시 전체를 찾아보니까 동대문복지관에서 경계선급 장애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외에는 또 다른 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아이와 같이 경계선급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같은 또래의, 같은 수준의 아이들끼리 모여서 농구, 탁구, 배드민턴, 볼링 등 체육활동을 하거나, 주말에 또래들끼리 고적답사(현장체험)나 경기관람, 또는 또래들이 모여 까페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놀이를 하는 등 또래들끼리 서로 교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또래들끼리 교류를 통하여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서로 부대끼는 과정에서 경계선급 아이들이 부족한 공감능력을 키워 화합하는 방법,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 사회적 예절 등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함으로써 사회성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계선급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에게는 성인이 되어 스스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성을 습득하는게 자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아이와 같은 경계선급 장애인들에게는 어찌 보면 치료 및 교육 측면에서 볼 때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봅니다.

보통의 아이들과는 약간 부족한 면이 있어 그들과 함께 친구로서 어울릴 수도 없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조심스러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장애가 심한 아이들과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현실적인 사실입니다.

장애아를 둔 부모로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란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제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복지관에서 장애의 정도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나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경계선급에 있는 아이들은 가정과 사회적 시스템에서 잘 훈련만 된다면 그 투자한 만큼의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계선급의 아이들은 말 그대로 경계선에 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도 흡수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전락하여 홀로 생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필요한데 친구가 없고, 친구들과 교류를 하고 싶어도 교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사회성이 발달되는 것인데, 친구를 사귈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그러한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난제입니다.

다시 말해 현실은 경계선급에 아이들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사회적 프로그램이나 활동장소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구청장님께 간곡히 건의 드립니다.

강남구에서라도 먼저 복지관별로 특성화된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여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20년 초 수서역 근처에 세움복지관이 새로 개관하였습니다.

물론 세움복지관에 방문하여 상담하고 담당 팀장님으로부터 자세한 안내를 받은 적도 있었는데, 이곳 역시 제가 찾는 프로그램은 없어 매우 실망하였습니다.

세움복지관은 새로 신축된 복지관이라 시설공간이 넉넉하고 깨끗하였습니다.

수서역은 교통의 요지라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접근성도 매우 편리합니다.

구청장님.

이곳 새움복지관에서 시범적으로 경계선급 청소년을 위한 치료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해 주시길 간곡히 청원드립니다.

구청이나 복지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면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구청과 복지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세움복지관에서 경계선급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용된다면 필요로 하는 많은 장애가족들이 이곳을 이용하여 아이의 치료 및 교육에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금방금방 자라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이가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경계선급에 있는 아이는 성인이 되면 혼자서 사회생활을 해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는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에 혼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또래들과의 교류가 없이 외톨이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또래들끼리 부대끼고 생활하면서 배우는 것보다 더 큰 교육은 없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특성상 대부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면이 있는데, 이는 결국 또래들끼리 어울리고 대화하고 부딪치면서 경험으로 배우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아이가 사회에 나가기 전에 국가기관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보다 나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또래들과의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 딸아이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장애아를 둔 가정의 어려움은 삼촌도, 고모도, 이모도, 학교도, 그 어떤 복지시설의 선생님도 그 어려움 대해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그 말에 100% 동의합니다. 정말 힘들고 어렵습니다.

 

장애아를 둔 가정은 누구나 장애아를 위한 국가시스템, 사회적시스템이 조속히 구축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경계선급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사회활동을 해야 합니다. 경계선급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는 기능을 훈련받아야 합니다.

경계선급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기능을 훈련받아야 할 사회적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고 절실합니다.

수서에 신설된 새움복지관을 잘 운용한다면 장애우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세움복지관이 경계선급 장애우를 위한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청장님께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길 간곡히 청원드립니다.

 

2020. 8. 22.

강남구민 000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