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자산은 사람입니다”
[성공인] ⑮ 최정순 웅진그룹 인재개발원 상무
온갖 역경 지혜롭게 극복…‘지혜의 힘’ 일에 접목
‘강한 정신·곧은 사상’ 확고…“성공의 에너지죠”
[우먼타임즈 2007-04-28]
최정순 웅진그룹 인재개발원 상무의 이메일 아이디는 대처 최(Daecher-Choi)다. 실제 인상에서도 아이디만큼 강인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마거릿 대처 같은 ‘철의 여인’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닥쳐온 역경을 유연하게 받아 넘기고, 기업의 두터운 유리천장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깨부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으며 자기계발을 꾀하고 있는 최 상무의 소망은 ‘2000만 여성들의 해방’이란다. 늘 위풍당당한 그의 성공담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탱크 같은 추진력보다는 사람에 대한 속 깊은 애정이 핵심이었다.
최정순 상무가 처음 쓴 뒤 유명해진 말이 있다. 바로 ‘역경지수를 높이라’는 것. 그는 역경 없이 성공은 오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계속 역경에 맞닥뜨리는 것은 당연한 일. 그 역경을 헤치고 나아가 슬기롭게 극복하면 성공지수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최 상무도 지금까지 수많은 역경을 겪었다. 이화여대 재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1년 반 동안 감옥에 투옥되는 수난을 당했다.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만난 남편은 호된 고문 후유증으로 20년이 넘도록 정신병원을 드나들었다. 일찍부터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야만 했던 그는 매일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놓는다.
“민주화운동을 한 이력 때문에 일반 회사에 취업하기도 쉽지가 않았죠. 그것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곳이 출판사였어요.”
첫 직장은 직원이 단 한 명인 작은 출판사. 사환이었다. 그래도 그것이 이력이 돼 1983년 웅진출판사에 입사할 수 있었다.
뜨거운 피를 가진 그의 올곧은 생각은 회사에 큰 득이 되었다. 그는 세상이 가르쳐 주지 않는 바른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았다. 자신이 기획한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책이 세상을 바꾸는 속도를 즐겼다. 신바람이 난 그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갈증을 책 만드는 일을 통해 해소했습니다. 이렇게 신나고 재밌는 일을 하는데 돈까지 주니 뭘 못하겠냐 싶더라고요(웃음). ‘내가 사장이다’라고 생각하며 탱크처럼 일했습니다.”
그는 여성 최초의 편집개발본부 부장, 경영기획부장, 유아교육사업단장 등 최초라는 수식어를 계속 붙여가며 직장에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남들이 대단한 여걸이라고 말하는 그도 남모를 차별을 감내해야 했다.
“승진이 빠르다고 하지만, 남자에 비하면 늦은 축에 들지요. 동료들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왕따도 당했어요. 나름대로 살아남으려고 남자처럼 굴고, 파워우먼처럼 보이기 위해 치장했지요. 그러나 후배들에게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여자가 남자들처럼 행동하면 남성 중심 문화가 더욱 굳어져 버립니다. 여성이란 정체성을 버리면서까지 성공을 위해 달음질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여성의 감수성, 다양성, 창의성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세상이에요. 자신의 특출한 점을 밀어붙여야 합니다.”
2003년부터 그룹 인재개발원 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웅진인’을 키우는 핵심 인사다. 웅진그룹은 여성 간부가 40%를 웃도는 양성 평등한 기업으로 유명하며 그 중심에는 최 상무의 철학이 있다.
“우리 그룹 슬로건이 ‘또또사랑’이에요.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뜻이지요. 서로 사랑하면 조직에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은 당연하거든요.”
그가 늘 강조하는 키워드 역시 ‘사랑’이다.
“내 안의 에너지가 무엇인가 살펴보았더니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최고의 자산으로 여겼어요. 손해를 보기도 하고 때론 뒤통수를 맞는 일도 있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은혜를 갚을 거라고 믿었지요. 남들이 나를 인정해야 내가 크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에서든 가정에서든 결국 통하는 것은 사랑이에요. 사랑하세요. 나누는 일에 익숙해지세요.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성공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권미선 기자 kms@iwomantimes.com
말단 직원서 임원되기 7가지 수칙
1. 회사를 거쳐 가는 정거장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근속은 임원의 핵심조건이다.
2. 학습을 게을리 하지 마라= 공부는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윤활제다.
3.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쌓아라= 사내·외부 네트워크에도 관심을 가져라.
4. 수직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가져라= 동료들과의 수평적인 관계 유지 못지않게 상사와의 긴밀한 관계에도 집중해라.
5. 개인의 비전과 회사의 비전을 일치시켜라= 일에 재미를 느끼면 승진에 속도가 붙는다.
6.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에 미쳐라= 취미 활동으로 충전의 시간을 가져라.
7.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어라= 인재는 넘쳐난다. 나를 돋보이게 하라.
입력시간 : 2007-04-28 [3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