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검사 "여성 차별하는 '유리 천장' 여전"

뉴시스 | 기사입력 2007-07-20 17:00



여성리더십 강연하는 '특수부 女검사 1호'


【광주=뉴시스】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이 존재하는 한 사회적 손실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수부 여검사 1호'로 잘 알려진 김진숙 검사(44.사시 32기.대검 부공보관)는 우리 사회 여성들이 직면한 어려움으로 '유리 천장의 존재'를 첫 손에 꼽았다.


20일 오전 '여성과 리더십'을 주제로 한 조선대 강연에서 김 검사는 "21세기는 여성인력의 활용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로 국민의 정부를 기점으로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해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책결정권을 갖는 중.상위직 여성 비율은 저조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검사는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높은 지위로 진급하는 것을 막는 유리 천장 ▲출산, 육아 등 모성기능의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만 돌리는 풍조 ▲사회적 편견 등 크게 3가지를 거론했다.


그는 "여성 인력의 활용을 어렵게 하는 여러 장벽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조직과 사회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부정부패를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이 각계각층에 고루 진출하고 그렇게 진출한 여성들이 정책결정권을 갖는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여성 스스로의 '준비된 리더십'도 거듭 강조했다.


"여성 인력의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확대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리더로서 준비돼 있지 않은 점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여성이 21세기 주역으로서의 삶을 일궈나가기 위해선 여성 리더십 함양이 매우 중요하며, 리더십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학습과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성들이 유리 천장이나 편견에 맞서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선 실력 배양과 강력한 추진력, 넉넉함과 너그러움, 네트워크, 가족들의 협조가 모두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여성 특유의 깨끗함과 원칙적인 일처리, 포용력, 섬세함이 곳곳에 스며들 때 사회가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세번째 여성검사이자 최초 특수부 여검사인 그는 광주지검 근무 당시 보훈비리를 대거 적발해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으며,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 재직 시절에는 서울구치소에 면회오는 재소자 부인들을 위해 놀이방을 설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부 소식지에 인기드라마 비평을 게재해 '드라마 검사'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외부 연구용역 결과, 공직 내 여성 비율이 2004년 기준으로 전체 35.4%였으나, 현재 전체 여성공무원 중 5급 이상이 12.1%에 불과하고, 국가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실.국장급 간부와 시.도 부시장 등의 고위 공무원단 중 여성의 비율은 2.9%(36명)에 그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창헌기자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