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큰데 여성 채용은 절반…10대 대기업, 여성고용은 타기업 절반수준
쿠키뉴스 | 기사입력 2007-09-28 17:14 | 최종수정 2007-09-28 21:21
[쿠키 사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등 10대 대기업을 비롯해 큰 이익을 올리는 기업들일수록 여성고용 실적이 현저히 나쁘고, 개선노력도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2년째 시행중인 적극적고용개선조치(AA)의 시행성과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5월말 매출액 순위 10대 대기업의 여성고용비율은 지난해 5월말과 똑같은 16.2%로 다른 AA제도 대상기업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해 모두 여성고용현황을 보고한 525개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매출액 10대기업을 제외한 515개 기업의 평균 여성고용비율은 31.2%로 '06년의 31.0%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과장이상 직급의 여성관리자 비율은 매출액 10대기업이 2.5%로 '06년의 1.4%에 비해 크게 높아졌지만, 나머지 515개 기업의 여성관리자 비율 10.3%에 비해서는 4분의1에도 못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연구결과를 월간노동리뷰 9월호에 실은 한국노동연구원 김향아 연구원은 27일 "(이 분석결과는)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설 때부터 국가경제를 대표하는 10대 대기업에 입사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아니라 매출액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남성위주의 채용과 승진관행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인용된 10대 대기업은 앞서 언급한 3사에 이어 SK㈜,㈜엘지전자, ㈜포스코, ㈜국민은행, 기아자동차㈜, SK네트웍스㈜, 에쓰오일㈜ 등이다.
지난 7월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AA제도 대상기업 613개의 여성고용비율은 32.3%로 지난해의 30.7%보다 1.6% 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2년째 현황을 보고한 기업 525개만 비교할 경우 여성근로자비율은 30.9%로 '06년대비 30.7%보다 0.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관리직 여성비율은 10.2%로 '06년의 10.5%보다 오히려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분석결과와 다른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기업규모가 클수록,공기업일수록,독과점기업일수록 여성고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수익성이 높은 편인 이 기업들은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할 때 남녀간 임금차별로부터 생기는 초과이윤을 얻을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더라도 충분히 버틸만큼 큰 이윤을 내거나 넉넉한 예산을 배정받고 있기때문에 여성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노동경제학은 설명하고 있다.
한편 노동부 김경선 여성고용팀장은 매출액 10대기업별 여성고용비율과 여성관리직 비율 공개요청에 대해 "고용개선계획 작성 불이행 기업에 대한 언론공개는 생각하고 있지만, 매출액이 크다는 이유로 개별 기업의 여성고용현황을 공개할 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