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 여전해

일다 | 기사입력 2007-09-28 01:42




우리 사회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을 독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뿌리깊은 차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9일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성매매 피해여성 자활’에 대한 논의 자리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는 쉼터 및 자활센터 활동가들은 이 문제를 지적했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의 현장활동가 뭉치씨는 성매매 현장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 여성을 “문제 여성”이라고 바라보는 사회 인식을 바꿔내지 않으면,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자활을 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뭉치씨는 자신이 성매매를 경험했다는 사실만으로 “반사회적인 인간”이라고 낙인 찍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히면서, 성 구매와 판매 행위의 원인과 잘못이 “여성에게 가장 크다”고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항의했다.


성 구매자들과 알선업자들 간의 끊임없는 이해관계로 인해 변종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지만, 그 책임은 아직도 여성들에게로 돌려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


이와 관련하여 논의에 참여한 탈(脫)성매매 지원 현장활동가들은 “사회적 소수자에게도 등급이 있더라”고 입을 모으며, 자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일례로 한 지역의 기초자치단체는 탈(脫)성매매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현장활동가들은 여성들의 자활에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아직 이들 여성들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고 문제 제기했다. 자활에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되지만, 정작 ‘낙인’을 찍고, 배제하는 것은 “사회”가 아니냐는 것이다.


때문에 성매매 업소를 벗어난 여성들이 성공적으로 자활을 하려면, 해당 여성들의 의지나 자활방법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 참여자들은 의견을 모았다. 지역 사회에서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성매매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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