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계여성의 날 앞두고 현황보고서 이어져
(브뤼셀.제네바 로이터.AFP.dpa=연합뉴스) 세계의 여성들은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추세지만 같은 일을 해도 남성에 비해 보수는 적고 의회 진출도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는 등 차별적인 상황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노조연맹(ITUC)과 국제노동기구(ILO),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6일 '세계 여성의 날'인 8일을 앞두고 각각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여성들을 위한 발전은 모두를 위한 발전"이라며 각 국에 여성들에 대한 관심과 더 많은 투자를 촉구했다.
▲ 동일노동 낮은 급여= 여성들은 같은 노동을 해도 남성들에 비해 평균 16% 적은 임금을 받는다. 일부 아시아 국가와 미국과 캐나다 등 아메리카 대륙은 격차가 더 큰 편이다.
6일 ITUC 보고서에 따르면 동일노동 하에서 한국 여성들은 임금수준이 31.5% 낮고 일본과 중국도 각각 33.4%와 32.7% 떨어져 세계적으로 격차가 가장 큰 수준으로 조사됐다.
미국 22.4%, 캐나다 27.5% 등도 높은 축에 포함됐다.
유럽의 경우 최근 10년간 격차가 줄고 있지만 아직도 14.5%의 차별이 있으며, 독일 22%, 핀란드와 영국, 오스트리아가 각각 20% 수준이다.
ITUC는 "고학력 여성들이 반드시 임금 격차가 더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몇 경우에 그 격차는 사실 학력 수준에 따라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 정치적 장벽 여전= 여성들에 대한 정치권력 장벽은 여전히 높다.
EC는 여성의 날을 앞두고 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여성들은 아직 의회나 EU 기구등 전 영역의 권력기관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진전도 매우 더디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여성 의원의 비중은 평균 17% 수준으로, 지난 95년의 10%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낮은 편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의회들의 경우 여성의원 비중은 평균 24%로, 의미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3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외라면 여성의원이 절반을 넘는 핀란드와 노르웨이 정도며, 스웨덴과 스페인도 여성의원 비중이 각각 46%와 41%다.
하지만 EU의 27개 회원국 모두의 중앙은행 총재는 전원 남성이며, 경영계도 최근 수년간 별 진전이 없어 이사회 멤버중 거의 90%가 남성이다.
노르웨이만이 공공기업이나 민간기업 집행이사회 위원들의 경우 여성을 최소 40% 는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 여성 노동인구는 최고 수준= 세계의 취업 여성수는 지난해 12억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ILO가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10년전에 비해 2억명 이상 늘었다.
집밖으로 나서는 여성들의 수는 늘고 있지만 실제로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의 비중은 둘중 하나꼴인 52.5%로, 남성의 78.8%에 크게 떨어진다.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성에 비해 직업적 안정성도 떨어지고 급여가 낮은 직종에 몰려있어, 빈곤 탈출에 취약점을 갖고 있다.
유럽을 포함한 부유한 국가들의 여성 취업률은 약 49% 정도며, 중국이 65.2%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ILO 성평등국 국장인 에비 메셀은 "노동시장과 좋은 직장에 대한 접근 여부가 성평등을 이루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 유엔의 여성 투자 강조= 반 총장은 여성의 권한확대와 성평등에 관계된 정책과 집행사이에 너무 괴리가 크다며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강조했다.
반 총장은 여성의 날을 앞두고 내놓은 성명을 통해 50개국 이상이 성평등을 위해예산 배정에 우선권을 두는 등 힘을 쏟고는 있지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국에 정치적인 의지를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또 "생산성 향상 및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관련해 여성 및 소녀들에 대한 투자가 더욱 다양한 효과를 낸다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