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초보부부가 싱글족 양산?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몇 십 년 전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만 해도 얼굴도 모른 채 10대나 20대 초반 젊은 나이로 결혼하는 것은 그리 당황스런 일이 아니었다. 이처럼 연애결혼 대신 집안 사이의 혼담이 오고가며 이뤄진 결혼에서도 그들은 흔들리지 않는 가정을 이뤄나갔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젊은이들은 급격히 변화된 사회만큼이나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24세 이하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젊은이들의 이혼율이 전체 평균의 10배에 이르고 있다는 조사결과까지 발표됐다.

세대를 초월해 이혼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일이지만 젊은 부부의 높은 이혼율은 단순한 결혼이라는 형식의 파괴 뿐 아니라 더 많은 정서적 문제까지 안겨줄 수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 젊은 부부 이혼, 단지 성격 차이?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남자 15~24세의 유배우 이혼율은 1000명당 48.3명, 여자 15~24세의 유배우 이혼율은 1000명당 50.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배우이혼율이란 연령별 이혼건수를 해당 연령대의 유배우자(남자 또는 여자) 인구로 나눈 뒤 1000을 곱한 것으로 1000명당 이혼자 비율.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수치가 2007년에 국한된 만큼 향후에도 젊은 층의 이혼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어렵지 않다는 것. 실제로 이 나이대 남성의 유배우이혼율은 2000년 32.5건에서 2002년 42.6건, 2004년 39.3건, 2005년 41.5건, 2006년 46.0건 등 전반적으로 증가추세다.

여성도 2000년 30.4건에서 2002년 40.1건, 2004년 39.4건, 2005년 42.4건, 2006년 41.4건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해 50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치의 증가는 외국에서 나이가 어린 신부가 입국하지만 이후 결혼생활을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이른 나이의 이혼은 결혼에 대한 결정을 쉽게 하는 경향, 또한 이혼에 있어서도 쉽게 결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되고 있다.

또한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김종우 교수는 “결혼에 이르기까지 충분하게 상대방을 판단할 수 있는 연건이 되어 있지 못하다”며 “젊은 나이일수록 장래에 대한 판단보다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해 결혼을 하지만 결혼 후 환경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 이혼을 선택하게 될 뿐 아니라 이전보다 결혼 상태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결여돼 '참기'보다는 '행동'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이혼을 선택하게 된다”고 조언한다.

순천향대병원 정신과 한상우 교수도 “이른 나이의 이혼은 미성숙성으로 인한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결혼과 이혼에 대한 책임을 다루는 장치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결혼을 선택하기 이전에 동거에 대해서도 아직 용납이 되지 않는 사회이고 또 결혼 후에 위자료 지급 등의 이혼을 막는 방법이 별로 없어 이혼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른 나이 이혼이 싱글족 양상?

이혼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개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아직은 보수적인 우리 문화의 영향으로 주위의 반응도 걱정될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거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직 젊은 사람의 이혼은 이후 오랜 기간 결혼을 다시 고민하지 못할 정도의 상처가 될 가능성도 낮지 않다.

김종우 교수는 “한번 결혼에 실패한 이후에는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이성에 대한 실망감과 혐오감으로 인해 새로운 이성을 사귀기 어려워지기도 한다”며 “이 경우에는 결혼하지 않고 지내는 삶으로 연결이 된다”고 예상한다.

즉 결혼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후에도 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족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 외국인 신부의 경우도 충분하게 서로를 이해한 후에 결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 후의 성격차 등을 경험하게 되고 부부간에 갈등이 나타나도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좁아 이혼으로 이어질 확률을 무시하지 못한다.

물론 결혼과 이혼은 워낙 변수가 많고 개인에 따라 다른 문제여서 딱히 몇 가지 해결책이나 원인으로 분석되기 어렵다.

그렇지만 전문의들은 20대 초반의 결혼은 아직 자아가 미성숙되거나 사회적 관계를 많이 맺어보지 못한 면이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결혼과 이혼은 상대가 있는 일이고 또 그 선택은 평생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한 템포 늦추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심한 경우에는 화병의 치료)을 활용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좋은 가족의 모델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조고은 기자 eunise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