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자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고, 여성 비경제활동 인구는 사상 최대 규모까지 늘어났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2009년 여성 고용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2008년보다 28만6000명 늘어난 1042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62년 이래 최대 규모이며, 남성 비경제활동인구인 527만8000명의 두 배에 이른다. 특히 여성 취업률은 47.7%로 2007년 49.8%, 2008년 48.7%에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최근 한 신문에 난 기사다. 이 기사는 ‘여성 취업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정말일까? 이 기사를 확실하게 이해하려면 이것만 알면 된다.

① 비경제활동 인구
전체 인구 가운데 ‘만 15세 이상’의 국민을 둘로 나눈다. 경제활동 인구와 비경제활동 인구. 그러니까 ‘15세 이상 국민=경제활동 인구+비경제활동 인구’이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학생, 주부, 군인, 죄수처럼 일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기사는 여성 가운데 학교나 육아, 가사 등으로 일을 하지 않는 숫자가 1042만 명이나 된다는 것이며, 문제는 이 숫자가 1962년 이래 최대라는 것. 게다가 남성의 비경제활동 인구의 2배나 된다는 것이다. 남녀의 성비가 비슷한 상황에서 비경제활동 인구의 현격한 차이는 여성에게 일자리는 여전히 좁은 문이라는 뜻이다. 여성 비경제활동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계층이 주부이며, 주부들의 70%가량이 육아와 가사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여성=육아와 가사’의 등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② 취업률
이 기사를 보면 2009년 현재 여성 취업률은 47.7%. 취업률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다. 기준은 경제활동 인구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취업자의 비율을 취업률, 실업자의 비율을 실업률이라고 한다. ‘경제활동 인구=취업자+실업자’이다. 2009년 현재 여성 취업률 47.7%는 ‘전체 여성 중 15세 이상의 인구만 뽑아낸 다음 여기에서 비경제활동 인구(학생, 주부 등)를 빼고, 이 중에서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몇 %나 되는지 계산했더니 100명 가운데 약 48명이라는 뜻’이다.

이것을 비율로 표시하면 이렇게 된다. 여성 실업률(%)=(여성 실업자 수÷여성 경제활동 인구 수)×100. 문제는 이 비율(실업률)이 지난 2007년 50.2%, 2008년 51.3%에서 지난해는 52.3%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③ 취업과 실업의 기준은 60분
여기서 하나 더 알고 넘어가야 할 게 실업의 기준이다. 실업은 일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취업과 실업의 기준은 ‘1주일에 1시간’이다. 일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면 취업자, 그 이하는 실업자. 일을 하고 싶은데,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이 (경제활동 인구의)47.7%, 일하고 싶지만 일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는 여성의 비율이 52.3%로 절반이 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단순한 숫자만 보면 여성 취업의 심각성이나 상대적 불평등이 잘 안보일 수 있지만 ‘뜯어보면’ 보인다.

1073호 [경제] (2010-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