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인데 우연히 기회가 닿아서 어제 정기 연주회에 가보았습니다.
당연히 무슨 노래를 연주하는지도 모르고 갔어요.
무슨 무슨 스키의 봄의 제전이라는데 어려운 곡이라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저에겐 어렵든 쉽든 아무 상관 없었어요. 4~5살 아이가 구구단이랑 미적분 중에서 어느 게 더 어려운지 구분을 못 하는 것처럼요.
'아마 30분 정도 지나면 스르륵 잠이 들겠지...'라는 상상을 하면서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옆으로 커다란 댕댕이 한 마리(안내견이었음)가 지나가더니 자리를 떡하니 잡고 눕더라구요.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매우 좋아졌습니다.ㅎㅎ
'아 부럽다. 나도 저렇게 누워서 연주 듣고 싶다'란 생각을 아주 잠깐 했지만,
주변에 방송국 카메라가 많이 있는 게 보여서 바른 자세로 앉아 있기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리곤 첫 번째 곡이 연주되는데.....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음악인데 바이올린 선율이 너무너무 아름다워서 저도 모르게 음악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어려운 곡이라고 들었는데, 듣기에 너무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집에 가서 검색해서 다시 들어보기 위해
바이올린 멜로디를 외우려고 초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이 시점에서도 전 이 음악이 무슨무슨스키의 봄의 제전인 줄 알았어요)
그야말로 감동받았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 곡이 흐르고, 중간에 댕댕이 한 번 보고, 세 번째 곡이 연주되기 시작하는데....
아...이제야 이번 곡이 그 어렵다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보자인 제가 듣기에는 굉장히 특이한 클래식 음악이었습니다.
앞줄에 있던 댕댕이도 특이했는지 공연 내내 누워있던 녀석이 갑자기 앉아서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의 활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라구요 ㅎㅎ
예술의 전당의 그 쾌적하고 시원한 공연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뒷머리 사이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지휘하는 지휘자님의 모습과 그 지휘에 맞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120~130여명(?)의 단원들이 만들어내는 클래식 음악의 데스메탈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어 연주가 끝나고
저도 모르게 진심으로 손뼉을 계속 치게 되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어제의 그 첫 번째 연주곡을 검색한 뒤, 어디 가서 아는체하기 위해 제목도 막 외우면서 다시 듣기를 반복하면서 후기 몇 자 적어봤습니다.
여름밤에 멋지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언젠가 Fantasia on a Theme by Thomas Tallis의 곡이 다시 연주되는 날 그 자리에 꼭 다시 있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