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입구에서 만난 강남심포니 제118회 정기연주회 후기입니다.
불과 한 달 전 117회 정기연주회는 땀을 뻘뻘 흘리며 갔었는데, 118회 연주회는 아직 가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못한 채 갔다가 강심의 연주를 듣고 몸과 마음에 초가을을 잔뜩 품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연주는 베토벤 7번이 너무 기대되었던 반면,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은 저에게 조금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미리 예습으로 들어봤을 때도 ‘이 곡은 뭐지?’ 하는 물음표만 가득 떠올랐거든요.
흔히 첼로 협주곡이라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선율 대신, 처음부터 신경을 건드리는 낯섦이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듣기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며 베토벤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콘서트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전 프로그램북에서 심준호 님의 인터뷰를 읽고 나니, 어쩌면 이 곡이 정말 마음에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곡이었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뚜띠(Tutti)로 멋진 서막을 열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오케스트라 배치 덕분에 음향과 앙상블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했고, 하프와 셀레스타가 오른쪽에 배치된 점도 특이했습니다.
처음 들어본 셀레스타 소리는 참 신비로웠습니다.
드디어 궁금했던 심준호 님의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저는 예습을 해둔 덕에 약간의 마음의 준비와 기대를 품고 있었고, 옆에 앉은 친구는 우아한 백조 같은 첼로 협주곡을 예상했다가 너무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깊은 울림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정말 대단하다는 탄성과 함께 연주 후에는 끊임없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 부분의 선율이 반복되고 변화하면서 계속 ‘뭐지? 뭐지?’ 하는 물음표가 이어지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거대한 느낌표로 완성되는 곡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곡을 실연으로 직접 볼 수 있었다니!
신기함이 경외감으로 바뀐 순간이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심준호 님과 지휘자님이 퇴장하셨을 때, 무대 밖 어두운 곳에서 두 분이 포옹하며 웃으시던 모습도 살짝 보았습니다. 정말 너무나 훈훈했고 훌륭한 연주였습니다.)
인터미션 후 기다리던 베토벤 7번이 이어졌습니다.
역시 베토벤이었고, 역시 강심의 연주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1, 3, 4악장과 결이 참 다른 2악장을 지휘자님이 어떻게 표현하실지 궁금했는데, 되게 담담한 느낌으로 어두움이나 슬픔을 질척이지 않게 풀어내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대했던 베토벤 7번까지 듣고 나니, 이번 공연은 참 묘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곡은 역시 좋았고, 큰 기대보다 조금 걱정했던 쇼스타코비치는 오히려 커다란 느낌표를 남겼으니까요.
예습할 때만 해도 ‘이 곡은 뭐지?’였는데, 공연이 끝난 뒤에는 ‘세상에, 이런 곡이었구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음악은 직접 들어봐야 하나 봅니다.
초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강남심포니 118회 정기연주회.
좋은 음악 덕분에 이번에도 아주 잘 듣고, 잘 돌아왔습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는 10월 6일 119회 연주회도 기대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