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준비된 대통령''은…대선예비주자 7人 주요 여성정책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08-02 10:45


“여성을 위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올해 대통령 선거는 이전 선거에 비해 여성 후보가 유난히 많고, 그 중에 유력 후보도 포함돼 여성계의 관심이 어느해보다 뜨겁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경선에 참가하는 후보 7명이 각기 여성 관련 정책을 내놓고 검증받는 자리를 가졌다. 양성평등실현연합 여성정책연구소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개최한 ‘여성 표심으로 본 대선세미나―여성이 묻는다, 준비되셨습니까?’에서 박근혜·손학규·심상정·이명박·정동영·추미애·한명숙(가나다 순) 등 7명의 경선 후보가 내놓은 여성정책 공약의 내용을 비교 평가했다.



후보들은 사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군 가산점제, 여성가족부 통폐합, 남교사 할당제, 여성 일자리 창출 등 여성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과 정책 구상을 밝혔다.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여성신문사 김효선 대표는 “이번 세미나는 대선 사상 처음으로 경선 후보의 여성 정책과 여성에 대한 인식을 검증하는 자리”라며 “후보들의 여성공약은 여성 일자리 창출과 보육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여성의 사회참여 활성화와 양성평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모든 후보 “양성 평등해야”

군 가산점제도, 남교사 할당제, 여성각료 임명 등 양성평등 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가 양성평등 원칙에 찬동하는 답변을 내놨다.

군 가산점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이명박·박근혜·손학규 후보는 “이미 위헌 판결이 난 사안인 만큼 재론하기는 무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명숙·심상정 후보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추미애 후보는 가산점 부여 방법이 여성계 등과 합의될 경우 조건부로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정동영 후보는 관련 전문가 집단이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초중등학교의 남교사 할당제에 대해서는 손학규·정동영·한명숙·심상정 후보가 반대 입장을 보인 반면 이명박 후보는 ‘부분적으로 필요하다’, 박근혜 후보는 ‘필요한 시점이 오면 고려하겠다’, 추미애 후보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제한적 할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교사 할당제의 필요성을 인정한 후보들도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여성각료 임명에 대해서는 추미애 후보가 “행자부, 외통부, 국정원 등을 포함해 가능한 한 많이 기용할 것”이라고 답한 것을 비롯해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최소한 30∼50%는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후보는 “역할과 능력 위주로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해서도 모든 후보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 “여성이 살기 좋은 사회로”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시대에 여성들의 관심사인 여성의 경제참여 확대과 일자리 창출, 가족친화기업 확대, 주부 가사노동의 가치 산정 등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여성 일자리 창출계획에 대해서는 추미애 후보를 제외한 모든 후보가 “임기 내 100만개 이상의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고, 박근혜·손학규·정동영·한명숙·추미애 후보는 임기 내 여성의 경제참여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인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답했다.

가족친화기업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모든 후보가 관련 법률 제정과 인센티브제 실시를 주장했고, 심상정 후보는 이행노력 평가가 낮은 기업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를 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부의 가사노동 가치에 대해서는 정동영 후보가 “정확히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월 450만∼500만원 정도”, 한명숙 후보가 “월 157만원 이상”, 추미애 후보가 “연 25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박근혜·이명박·손학규·추미애 후보는 전문가와 논의를 거쳐 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한 박명순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양성평등 사회를 고대하는 여성유권자를 의식하지 않고서는 결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며 “남은 4개월여 동안 여성계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여성정책과 공약을 보완하고 개발해 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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