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동 어르신, 임대주택 살며 아껴모은 400만원 기부
- 90세 김노미 님 “고향 안동 산불 소식에 이틀간 울어… 나보다 어려운 이에게 써달라” -
꿈이 모이는 도시, 미래를 그리는 강남구(구청장 조성명) 수서동 주민센터로 임대아파트에 거주 중인 어르신이 지난달 31일 “산불로 피해 입은 영남 지역 이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아껴 모은 돈 400여 만원을 기부해 훈훈함을 더했다.
미담의 주인공은 90세 김노미 님으로 이날 기부한 금액은 김 할머니가 한 푼 두 푼 모은 적금으로 마련한 것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0세까지 그곳에서 자랐다는 할머니는 “산불 피해 소식을 입고 이틀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나는 주민센터와 수서명화종합사회복지관 같은 곳에서 항상 도움을 받고 있으니 이 돈은 나보다 어려운 분들에게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은 할머니의 뜻을 존중해 기부금을 이재민 구호에 쓰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산불이 발생한 8개 지역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전달된 돈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 구호 및 피해복구 사업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40대에 남편과 사별 후 7남매를 홀로 키워온 김노미 할머니는 리어카 장사, 다방, 공사장 식당 운영 등 고된 일을 해오던 중 1992년 11월부터 수서동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오랜 시간 수서명화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반찬 만들기 등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지금도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매달 5만원씩 기부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미영 수서동장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7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시고 사회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 오신 어르신의 400만원은 다른 사람들의 4000만원, 4억원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돈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눔의 가치를 직접 실천해 오고 계신 김노미 할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어르신의 기부금이 산불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위한 활동에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