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강남구민 여러분의 큰 사랑을 받았던 ‘강남의 사서이야기’가 2021년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달라진 일상.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구민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 중인 강남구립도서관의 사서들. 위드 코로나 시대, 고군분투 중인 강남 사서들의 이야기가 한 달에 한 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사계절을 책과 함께하는 미성년 책방
 

글 : 못골도서관 박윤서 사서
 

3년 전 어느 봄날 오후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사서가 된 지 겨우 두 달 아니 석 달쯤 지났을까? 못골도서관의 사서 초년생은 자곡동 청소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막 중학교 1학년이 된 아이들로 가득하던 우리 동아리는 매달 두 번째 토요일 오후에 만나 미리 읽어 온 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가 어색해 낯설어하는 아이들의 입을 열기 위해 매번 몇 날 며칠에 걸쳐 활동지를 만들고,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자료들을 찾았다.

먼저 나서는 법이 없고 묻는 말에도 시원찮게만 대답해주는 아이들 앞에서 태연한 얼굴을 보였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초조했는지 모른다. 나름 책을 재밌게 읽게 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시시하진 않을까, 이 친구들이 나보다 박식한 건 아닐까 매 1분 1초마다 50개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 바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고맙게도 매달 독서모임에 참여해줬다. 시큰둥한 것 같아 보여도, 손을 들고 먼저 나서서 이야기하는 건 어렵더라도 아이들은 정성껏 활동지를 작성해줬고 우리는 어설프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었다.
 

청소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이 공연을 한다며, 보러가자고 신나서 보채면 아이들은 못 이기는 척 함께 가주었다. 태어나서 대학로라는 곳을 처음 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서 ‘또 내가 괜한 일을 벌였구나’하고 어찌나 후회되던지. 그러면서도 망각의 동물 인간은 힘들었던 기억을 금세 잊었고, 몇 달 후 <마션>을 함께 읽고서는 우주 영화를 보러 가자고 졸라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

청소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이 공연을 한다며, 보러가자고 신나서 보채면 아이들은 못 이기는 척 함께 가줬다. 태어나서 대학로라는 곳을 처음 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서 ‘또 내가 괜한 일을 벌였구나’하고 어찌나 후회되던지. 그러면서도 망각의 동물 인간은 힘들었던 기억을 금세 잊었고, 몇 달 후 <마션>을 함께 읽고서는 우주 영화를 보러 가자고 졸라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

청소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 <시간을 파는 상점>이 공연을 한다며, 보러가자고 신나서 보채면 아이들은 못 이기는 척 함께 가주었다. 태어나서 대학로라는 곳을 처음 간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서 ‘또 내가 괜한 일을 벌였구나’하고 어찌나 후회되던지. 그러면서도 망각의 동물 인간은 힘들었던 기억을 금세 잊었고, 몇 달 후 <마션>을 함께 읽고서는 우주 영화를 보러 가자고 졸라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

그해 마지막 독서모임 날, 한 해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많은 아이들이 함께 연극을 보았던 그 책을 이야기했다. 어찌나 기쁘던지,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욕심이 생겼다. 더 좋은 독서동아리 활동을 체험하게 하고 싶었고, 동아리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다른 방법으로 채워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지금 부족한 게 뭘까,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 보면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책도 잘 읽지 않던 아이들에게 신문을 읽게 해주고 싶어 ‘사서선생님과 함께하는 신문으로 세상읽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능동적인 창의력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아산나눔재단에서 주관하는 ‘아산 유스프러너 : 실리콘밸리 히어로’ 공모사업을 한 학기 동안 운영했다. 청소년 동아리 아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은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한 달에 1권, 어떻게 보면 적어 보이지만 일 년이 모이면 12권이나 된다. 대한민국의 1인당 평균 독서 권수가 7.3권인 마당에 12권이라니 감지덕지다! 함께 읽은 책은 벌써 30권이 넘었고, 그 시간만큼 우리는 함께 성장해왔다.

한 달에 1권, 어떻게 보면 적어 보이지만 일 년이 모이면 12권이나 된다. 대한민국의 1인당 평균 독서 권수가 7.3권인 마당에 12권이라니 감지덕지다! 함께 읽은 책은 벌써 30권이 넘었고, 그 시간만큼 우리는 함께 성장해왔다.
 

한 달에 1권, 어떻게 보면 적어 보이지만 일 년이 모이면 12권이나 된다. 대한민국의 1인당 평균 독서 권수가 7.3권인 마당에 12권이라니 감지덕지다! 함께 읽은 책은 벌써 30권이 넘었고, 그 시간만큼 우리는 함께 성장해왔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지 않았어도 괜찮으니 독서모임에 빠지지 말고 꼭 오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책을 읽고 오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이들이 우리 동아리를 학원 숙제나 학습지처럼 느끼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어서이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가 아이들 마음에 의무나 부담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2018년에 처음 책을 함께 읽던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이제 어엿한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고, 나도 어느새 4년 차 사서가 되었다. 여전히 부족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2021년 지금 못골도서관에는 두 개의 청소년 독서동아리가 있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사계절을 책과>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성년 책방>.

이름부터 멋지지 않은가? 앞으로도 우리의 미성년 책방이 늘 사계절을 책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psh80@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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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강남구청 www.gangna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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